영 천 시

문화재 수집 20년, 문화재 박물관 계획하는 용화사 지봉스님

영천시민신문기자 2016. 5. 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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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 수집 20년, 문화재 박물관 계획하는 용화사 지봉스님



부처님 오신날 연등행사를 하루 앞두고 지봉스님을 만나러 용화사로 갔다. 아담하고 단정한 정원에는 분홍빛 연등이 가지런히 걸려 석가탄신일을 맞는 설렘이 가득했다. 용화사는 영천역사문화박물관이라는 호칭을 달고 영천관련 문화재급의 유물들이 가득찬 역사의 보고라고 이미 지면에 여러 번 소개됐지만 한 개인이 이토록 영천의 유물에 관해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역사문화박물관을 건립하고자 노력함에 그 사람과 그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다시 찾은 것이다. 

 
용화사의 유물보관방에는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해당되는 1만5000여점 이상의 유물들이 잠들어있다. 누구라도 여기 첫발을 들이는 순간 ‘우와’라는 감탄을 쏟아놓지 않을 수 없다. 아마 영천에서 소유 자산으로는 스님이 가장 부자가 아니겠냐는 장난어린 질문에 “돈이 될 것 같아서 모았는데 내가 젤 부자겠지요”하며 미소로 받아치는 지봉스님이다. “원래 문화재는 시간이 흐를수록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에 의해 그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영천지역의 문화재는 지역적 한계성 때문에 소장자들의 관심에서는 조금 멀어져 있어 생각만큼 상대적인 가치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아요. 그래서 영천문화재를 모으는 것이 돈과 관련된 문제는 아니고 영천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된 일이지요.”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문의 054-337-7331             010 3500 1777

문화재 수집가로 유명한 용화사 주지 지봉, 영천역사박문관을 용화사내 운영하고 있다



스님이 영천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996년 용화사에서 영천불교문화원을 개원하면서 다도강좌와 불교대학 두과목을 맡아 강의했는데 영천지역 차(茶)문화관련 역사가 있는지 궁금증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게 된 것이 그 시작이었어요.” 라며 그 무렵에 있었던 ‘임고면 효리 쌍석불’에 대한 일화를 꺼냈다. 임고 효리에 쌍석불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더니 불상값으로 3억을 요구했던 노부부, 그냥 돌아와 조사해보니 ‘조선환여승람’에 효리 쌍석불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놀란 일, 그리하여 애써 일본으로 팔려갈 쌍석불을 얻게 됐고 그때부터 우리 문화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했다.


지금껏 이 많은 유물을 모으기까지 얼마나 어려웠냐는 질문에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이 어디있겠어요. 그래도 하나를 고르라면 나 자신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이죠. 끊임없이 이 일을 해나가기 위해 나와 가장 많이 싸우고 또 다독거리고 있고 스스로 ‘미친놈’이라는 푸념도 해보지만 작은 절을 운영하고 영천역사문화박물관 설립을 기획하면서 한발 한발 나아가려고 합니다.”라며 보관하고 있는 유물은 서지(書誌)중심으로 기록문화라 많은 인문학적 요소를 가지고 정확한 자료를 수용하고 있어 다방면의 여러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보관 관리의 측면에서 많은 비용이 들고 연구할 인력이 부족해 계획이 자꾸 뒤로 밀리는 데 안타까움이 크지만 모으는데 20년 걸렸다면 연구하는데도 그만큼이 걸리는 일이라서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기에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 몇달동안 영천시민신문이 다양한 지면을 할애해 영천역사문화박물관의 유물과 중요성을 바탕으로 소개하는 관심을 보여주고 신문을 통해 매주 활동사항과 되찾아온 영천문화재 등을 알려주며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고 용기와 격려를 보내주어 큰 힘이 된다고도 첨언했다. 

 
“태어나진 않았지만 영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자랐으니 영천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 생각해요. 이 자료들이 다음세대에 물려줄 자산이 된다는 것이 제게는 큰 힘입니다. 또 영천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의미를 둘 수 있을 겁니다. 추상적이지만 10년 뒤를 생각하고, 또 영천을 알아간다는 생각으로 그냥 가 볼 생각입니다. 우리 지역의 역사문화는 지역의 산과 골짜기마다 선비와 불교문화가 숨쉬는 경북의 숨겨둔 보물이예요. 영천역사문화박물관이 어떻게 시민들과 지역문화를 설계하는 결정권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킬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라며 끝맺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거울이며 미래의 열쇠가 된다는 말이 떠오르는 만남이었다.

- 박순하 시민기자 -           문의 054-337-7331        010 3500 1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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