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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 걸쳐 아름드리 고목 숲… 매년 마을안녕 풍년농사 기원

영천시민신문기자 2018. 5. 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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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km 걸쳐 아름드리 고목 숲… 매년 마을안녕 풍년농사 기원
                          천연기념물 제404호 오리장림




영천에서 청송방면 35번 국도를 따라 20km정도 가면 횡계천과 고현천이 합류하면서 비옥한 분지가 형성되어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화북면이 나온다.


대부분 마을입구에는 마을 수호신인 고목들이 한두 그루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화북면 자천마을 입구는 한두 그루의 나무가 아닌 300여 그루의 고목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바로 자천숲으로 우리에게 더욱 알려진 오리장림이다.


1999년 4월 6일 천연기념물 제404호로 지정된 오리장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천마을 입구에서 오리(2km)가량 길 양쪽으로 수령 150년이 넘는 아름드리 거목 숲으로 이뤄져 있다.  오리장림은 약 400년 전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 진 것으로 처음에는 마을의 바람막이, 제방보호 및 홍수방지를 위해 조성했다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10종 3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단층 혼유림이다.


숲을 이루는 수종은 낙엽활엽수 은행나무 1본, 왕버들 37본, 굴참나무 87본, 시무나무 9본, 느티나무 25본, 팽나무 26본, 풍게나무 18본, 회화나무 26본, 말채나무 2본 등 9종 231본이다. 상록침엽수는 소나무 27본, 곰솔 5본, 개잎갈나무 19본 등 3종 51본이다. 수령은 20~350년으로 추정되고 수고 6~24m, 수관폭 8~28m로 노거목들이 많다.


오리장림은 휴일이면 많은 관광객들에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리장림은 국도 확장공사로 많이 사라졌으며 여기다 고목들이 태풍으로 인해 부러지고 뽑히는 등 지금은 자천마을 앞 군락지만 군데만 남아 있다.


이처럼 세월의 화살을 피하지 못한 오리장림이지만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대보름이 되면 마을 수호와 방풍, 제방보호 및 홍수 방지를 위하여 제사를 올렸다. 또 봄에 숲의 잎들이 무성하면 그 해에는 풍년이 온다고 믿고 있다.


지난 11일 낮 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는 등 조금은 더운 날씨였지만 오림장림은 울창한 숲으로 머리끝까지 시원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다만 한때 하늘까지 가릴 정도로 울창했던 고목들이 많이 사라진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오리장림이 위치한 화북면의 안규섭 면장은 “세월의 흔적으로 오리장림이 많이 쇠퇴되긴 했다. 지난 2월 22일 오리장림에서 무술년 한해 화북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기원제를 지내는 등 마을 수호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천연기념물 보호차원에서 오리장림을 잘 보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일요일 재차 찾은 오리장림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화남·화북 교인들이 합동예배를 드리고 친선을 도모하고자 오리장림 다목적광장에서 모였기 때문이다.


이날은 좋은 날씨 때문인지 행사참여자 외에도 가족단위로 오리장림에서 즐거운 여가를 보내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김일창 전 화북면청년회장은 “70년대 자천 숲(오리장림)은 우리들의 놀이터이자 안식처와 같은 곳이다. 화북 주민들과 출향인들은 항상 자천 숲을 지나면 집과 고향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을 가졌다.”며 “2000년대 초 태풍 루사와 매미로 인해 고목들이 많이 피해를 입었다. 천연기념물 제404호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오리장림을 화북 뿐만 아니라 영천에서 잘 관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북면 입구에서 400년 전부터 마을을 지키고 있는 오리장림. 지금은 오랜 시간으로 고목이 부러지고 고사하지만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오리장림을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잘 보존되기를 희망해 본다.  
조현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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