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다락방에서 벗어나 세상을 마주, 뇌병변 장애인 이미숙씨 글짓지 보건복지부장관상

영천시민신문기자 2013. 12. 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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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락방을 벗어나 세상을 마주하다

                 뇌병변 장애인 이미숙씨 글짓기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나는 말을 하지 못한다. 언제부터 말문이 막혀버렸던 걸까? 처음부터 말하지 못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뇌병변 2급 장애인인 이미숙(41, 오미동)씨가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에서 글짓기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전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주관하고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는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에 출품된 미술 134점, 글짓기 90점, 사진 83점 등 총 307점 가운데에서 이미숙씨의 글짓기 작품이 최고상인 전체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한글수업과 컴퓨터 수업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이미숙씨는 언어가 어려운 뇌병변 장애인으로 인터뷰가 쉽지 않았다. 기분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렇다” “기분이 좋다” 등의 짧은 표현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미숙씨가 수업을 마치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대상을 받은 이미숙씨의 글 ‘다락방을 벗어나 세상을 마주하다’를 읽어 보면 그녀의 삶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미숙씨는 노점에서 구두와 우산을 수리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살았다고 한다. 장애로 타인을 멀리하고 다락방에 숨어 지내다가 장애인복지관을 알게 되고 서른이 넘어서야 밝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미숙씨는 글의 말미에 ‘이웃의 따뜻한 관심으로 다락방에서 벗어나 활짝 핀 꽃은 나뿐만 아니라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많은 이에게 희망의 작은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끝을 맺고 있다.
장애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절절하게 옮겨 적은 이미숙씨 글의 일부를 옮겨본다.


‘겨울을 넘기고 쭈글해진 구두에 광택을 내고 닳아 높이가 달라진 굽을 갈고 나면 어느 새 구두도 생명력을 가지게 되고 날개를 펴지 못해 어깨가 축 처진 우산도 아버지 손을 거치면 금세 날개를 쭉 펴 예쁜 동그라미를 그리곤 했다.


나도 아버지의 손을 거쳐 비틀어져 제대로 걷지 못하는 두 다리도 가슴 쪽으로 말려드는 팔도 쭉 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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