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주기도문과 반야심경

영천시민신문기자 2011. 4. 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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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기도문과 반야심경

 

종교나 학원이 창건자의 그림자가 무겁고 세습의 망에 얽혀 허덕이며 소유욕에 쌓인 허튼소리가 담 밖으로 세어 나가게 되면 배는 어쩔수 없이 산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인간의 존엄성과 보편적 가치를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가 본색을 잃지않는 것이 종교적 특성이 아닐까. 한국의 거대 종교의 몸집 속으로 내시경을 넣고 불편한 곳을 찾아 수술하는 종교개혁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마침내 개혁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 슬로건이라 할까 화두라 할까 무엇이든 상관없이 참 좋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종교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것이다.


말로만 아니고 피부에 닿는 현실감이 묻어나는 변화의 색깔로 관념적 구호는 걷어내고 사회일각에 비친 부정적 사시를 과감하게 걷어치우겠다는 포부와 총무원은 5대 결사(結社) (수행, 문화, 생명, 평화, 나눔)의 구체적인 뼈와 살을 보였다.
갈수록 불자와 기독교 신자들이 줄며 전반적으로 노령화를 면치 못하는 마당에서 개혁은 새로운 종교의 장과 틀을 조율하고 안되면 다시 만드는 것이 현 시점에서 불교와 기독교가 풀어야 할 숙제이며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아니겠나.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한국불교가 변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으며 관행이나 타성에 젖어버린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부처의 가르침의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자성(自性)운동이 조계종의 개혁이라고 했다. 새해 벽두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NCCK가 눈을 돌려야 할 방향은 경제정의에 관심을 쏟고 사회적약자를 돌보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까지 손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웃종교간 대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었다. 한국교회는 이제 좀 더 성숙한 어른스러움을 강조했다. 그동안 이웃 종교를 잘 못 사귀고 협력은 커녕 쪽박을 깨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NCCK는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로 인해 종교간 갈등을 반대하고 그런 마찰이 생길때 마다 가슴 아팠다고 했다.


한국교회의 화두에 대한 질문에 김목사는 한국교회는 가난을 배워야 한다. 가난을 도둑맞앗다며 경견과 절제가 한국교회의 화두가 돼야 한다고 했다. 벌판 위에 교회나 학원을 세워 고생해 오면서 사회환경과 인간의 문화와 세상이 변천하면서 당당하게 정상의 반석위에 정좌하였다. 그러나 초창기의 애환과 향수를 못내 아쉬워 하면서 보상심리가 오랫동안 멈춰있다 해도 모두가 공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주 기도문은 예수가 그 제자들에게 모범으로 해보인 기도로 신자들이 예배 끝에 다 같이 외게 함은 망상을 지우고 집중하므로 신앙심을 키우며 262자로 압축된 반야파라밀다심경(반야심경)안에 광혜의 깊고 넓은 불심의 세계가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 오는 길이 멀고 험해도 문이 열려 있으니 올 수 있다고 했다.
성서와 불서는 이와같이 영원하므로 따르면 되나 그 중간 과정에서 뭐가 잘 못 저질러 종교가 너무 살이 찌고 비대한 나머지 개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개혁은 새로운 다짐이다. 개인이 아니고 단체가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관행에 젖어 그렇게 세월따라 왔다면 세상만사가 변하니까 변해야 한다.
밥 주걱이나 칼 자루를 쥔 쪽의 텃새들은 그렇게 잘 살아 왔다고 우길지 몰라도 사회환경의 변화와 세상민심과 물정에 따르고 법과 인간 문화가 변하고 있다.
개혁은 경제적 가치와 원칙이 보이고 객관성이 확연할 때 수술대 위에 올리는 것이다. 개혁의 바람이 구석구석 불지 않는 곳이 없다. 때에 따라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다소 나온다.
종교가 앞서가는 개혁의 목소리는 봄비에 몸 씻은 새싹보다 더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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